청소를 할 때 중요한 것은 의지가 아니라 도구일지 모른다. 조잡한 형태와 색의 도구는 오히려 청소 욕구를 떨어트린다. 더러운 곳을 청소하는 도구일수록 미감도 중요하다. 물론 가장 중요한 것은 내구성과 성능이다. 미감과 성능을 모두 생각한다면 바이칸의 청소 도구들을 고려해 보면 어떨까.
덴마크의 바이칸은 식품 제조 시설 및 위생 시설의 청소용품을 만든다. 애초에 가정용 제품이 아닌 시설용 제품이다. 바이칸의 청소 도구들은 강렬한 색감으로도 유명한데 이것도 시설 내 용도 구분을 위한 컬러 코딩이 되어 있는 것이다. 녹색, 파랑, 빨강, 흰색, 노랑을 지역마다 나눠서 사용하도록 의도한 것이며 귀여워만 보이는 색도 다 이유가 있다.
바이칸은 청소솔의 경우 모 자체가 다른 제품들과 다르다. 빳빳한 게 믿음이 간다. 욕실을 바이칸 솔로 빡빡 밀면 속이 다 시원해진다. 100도 물에 30초 정도 열탕 소독도 가능하고 제품 자체도 워낙 만듦새가 좋아 오랫동안 사용할 수 있다. 바이칸은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거의 모든 청소 도구를 만들고 있으니 필요한 용도에 맞게 구매하면 된다. 어떤 모델을 구매해도 만족스럽다.
세타필이 모두에게 최고의 로션은 아닐 것이다. 피부 타입도 다르고, 특정 성분에 알레르기 반응이 있을 수도 있고, 더 좋은 보습력을 지닌 로션도 있을 것이다. 다만 누구에게나 쉽게 추천해 줄 수 있는 로션이 아닐까. 어디서나 쉽게 구할 수 있어 접근성도 좋고, 대용량도 가격이 저렴하고, 얼굴과 몸에 모두 사용할 수 있고, 무엇보다 민감성 피부를 비롯해 피부 타입에 상관없이 충분한 보습력을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을 오랜 기간 동안 많은 사람들에 의해 검증되었다.
세타필은 1947년 텍사스의 한 약사가 환자들의 민감한 피부를 케어하기 위해 탄생했다고 한다. 첫 제품은 Cetaphil Gentle Skin Cleanser로 현재도 판매 중이다. 그 후 모이스춰라이징 로션, 크림 등 다양한 제품 라인으로 확장하며 70년 이상 사랑받고 있다. 현재는 세계 최대 Dermatology 회사인 갈더마가 판매하고 있으며, 갈더마코리아가 1998년에 세워졌으니 그쯤부터 한국에도 소개되었을 것 같다. 20년 동안 한국인들의 보습에 가장 크게 기여한 단일 제품이 아닐까.
일이 년 동안 반짝 인기를 끄는 제품은 많지만 10년 이상 동일한 제품으로 사랑받기는 쉽지 않다. 너무나 많은 화장품 브랜드가 빠르게 생겨나고 사라지는 요즘, 세타필은 여전히 바디로션 카테고리에서 가장 잘 팔리는 제품 중 하나다. 요즘 건조한 피부로 신경 쓰인다면 다시 세타필을 써보는 것은 어떨까. 유행을 타지 않는 것은 다 이유가 있다.
카페에서 어떤 설탕을 쓰는지 유심히 보면 주황색 앵무새 박스를 심심치 않게 발견할 수 있다. 덕분에 앵무새 설탕이라는 별명을 가진 라빠르쉐(혹은 라페르슈)는 에펠탑이 세워졌던 1889년 파리만국박람회에서 상을 휩쓸면서 이름이 알려지게 되었다. 130년도 더 된 브랜드로 전세계의 많은 카페에서 커피, 홍차, 밀크티에 사용하고 있다.
사탕수수만을 사용해 만든 비정제설탕으로 바닐라와 카라멜에 가까운 깔끔한 단맛을 낸다. 앵무새가 그려진 패키지가 쿨해서 더 맛있는 느낌이다. 또한 각설탕, 가루, 개별 포장, 스틱형 등 여러 형태로도 판매되어 상황에 맞게 사용하기도 편리하다.
도쿄에 살아도 대형문구점이라면 상시 내가 살 수 있는 다이어리가 있으리라 생각하면 오산이다. 다이어리는 여름 끝자락부터 만드는 걸 생각하면, 미리 준비했었어야 했다고 반성했다. 1월에 로프트(일본 대형문구 체인점)에 간 나는 모두 품절된 미도리 신서 다이어리를 사지 못했고, 나중에 공식 온라인 스토어에서 노트와 다이어리를 구매했다. 이번에 추천하는 다이어리는 6년째 쓰고 있는 노트“미도리 노트”다. 원하는 양식을 모두 갖췄다. 노트로서 심플한 구성, 디자인, 종이의 질.
표지가 없는 노트의 얼굴은 폰트
‘여백에는 이유가 있다’라고 적혀있는 문구는, 미도리 노트의 핵심을 말한다. 직업이 직업이라서 그런지 몰라도 노트와 다이어리의 폰트는 유심히 보는 편이다. 표지나 페이지 디자인에서 기능보다 장식이 우선되거나, 폰트 모양의 주장이 강해서 읽기 어렵다던가, 올드 패션드의 디자인은 지양한다. 미도리 노트는 표지가 없다. (사진 속 미도리 노트의 커버는 표지가 아니다) 미도리 노트에서는 캘린더 숫자 폰트 외에는 텍스트가 없다.
사이즈와 구성
노트의 사이즈는 너무 작지 않아야 글씨를 적기가 편하다. 매번 미도리 노트 다이어리는 신서 사이즈(사진 속 가운데 사이즈)를 사는데, 적당한 사이즈라 손에 잘 잡히며 무거운 노트북과 함께 들고 다녀도 부담 없는 크기다. 대개 다이어리에는 다양한 구성이 존재해 연간 스케줄, 월간, 주간, 일간 등의 여러 스케줄 기입란이 중복되면 불필요하다고 느껴지는 데 비해서 미도리 다이어리의 구성은 단순하게 3단으로 되어있다.
“쓰는 기분이 좋다”라는 슬로건을 가진 MD (미도리) 노트에서 종이의 질은 빠질 수 없는데, 얇기가 적당해서 의도적으로 두꺼운 펜으로 꾹꾹 눌러쓰지 않는 이상 크게 자국이 남지 않는다. 이전 몰스킨을 오래 썼던 나로서는 “비치지 않고, 자국이 남지 않는” 포인트는 인상적으로 좋았다. 볼펜도 여러 가지를 사용하고 있어서 자국이 남거나 너무 많이 비치면 다이어리를 쓰기 싫어지게 하기 때문이다.
미도리의 제품들은 모두 플랫하게 펼쳐지는 노출 제본 바인딩으로 되어있는데, 이 부분이 강점으로 쫙 펴서 쓰고 싶은 글을 맘껏 쓸 수 있다는 데에 있다. 꾸준한 애용자가 있다는 것은 이 브랜드를 추천할 만한 의미가 있다는 것. 추천해서 흡족하다.
침대와 소파 근처에 놓을 보조 테이블을 찾는다면 이케아 라크 시리즈의 보조 테이블을 눈여겨볼 만하다. 단순한 형태, 현대적인 비례와 튼튼한 내구성으로 1979년에 출시되어 지금까지 사랑받고 있다. 1만 원대의 저렴한 가격으로 다양한 분위기의 공간에 쉽게 스며든다. 화이트, 블랙, 블랙브라운, 참나무 무늬가 있다.
쓰레기통도 일종의 가구다. 쓰레기통을 선택할 때도 고려해볼 만한 조건들이 있는데 좋은 휴지통의 조건을 정리해보자면 다음과 같다.
처리하기 쉽게 종량제 봉투에 맞아야 한다.
불쾌하게 놀라지 않도록 뚜껑 닫히는 소리가 작아야 한다.
편하게 쓰레기를 버릴 수 있게 뚜껑을 열기 쉬워야 한다.
쓰레기가 보이지 않고 냄새가 새지 않게 뚜껑이 틈 없이 닫혀야 한다.
집 안에 두는 물건이기에 아름다워야 한다.
위 조건을 만족하는 휴지통 중 최고의 휴지통을 꼽으라면 아무래도 심플휴먼의 버터플라이 18L 휴지통이다. 여러 개의 휴지통이 있더라도 버터플라이 휴지통에 먼저 버리게 된다. 버리는 경험이 즐겁기 때문이다.
버터플라이 18L 휴지통의 장점을 요약하자면 다음과 같다.
20L 종량제 봉투가 적확하게 들어맞는다.
뚜껑이 소음 없이 우아하게 닫힌다.
허리를 굽히지 않고도 쉽게 버릴 수 있다.
20년 이상 사용할 수 있게 설계되었다.
그리고 유일한 단점은 쓰레기통 치고는 비싼 가격이다. 하지만 집 안에 두는 가구로 생각했을 때는 또 그렇게 비싼 가격이 아닐지도 모른다. 사용 빈도를 생각했을 때 다른 가구보다 쓰레기통에 투자하는 것 역시 충분히 실용적인 선택이다.
1. 20L 종량제 봉투가 적확하게 들어맞는다.
쓰레기통은 처리하기 쉽게 보통 비닐봉지를 씌워서 사용한다. 그래서 이 봉투에 얼마나 잘 맞느냐도 중요한 선택 조건이다. 문제는 이 종량제 봉투에 잘 맞는 쓰레기통을 찾기 힘들다는 것이다. 특히 원형 혹은 정사각형 쓰레기통에는 잘 맞지 않으며, 폭이 좁은 직사각형 형태의 쓰레기통이 보통 봉투를 씌우기 편하다.
버터플라이 18L는 억지로 종량제 봉투를 늘려서 넣을 필요 없이 적확하게 20L 종량제 봉투를 씌울 수 있다. 잘 씌워진 봉투가 그렇게 만족스러울 수 없다. 버터플라이 역시 20L가 있는데 18L를 추천하는 이유는 직사각형 형태라 20L 봉투가 딱 맞기 때문이다.
2. 뚜껑이 소음 없이 우아하게 닫힌다.
이름처럼 두 개의 날개가 양옆으로 펼쳐졌다가 우아하게 닫힌다. 이 닫히는 느낌이 다른 제품에서 찾기 힘든 나비의 우아한 날갯짓 같다. 이건 실제로 느껴봐야 안다. 뚜껑이 닫히는 것만 봐도 마음이 편하다. 쾅 하고 닫히는 뚜껑 소리로 더 이상 놀라지 않아도 된다.
3. 허리를 굽히지 않고도 쉽게 버릴 수 있다.
일반적인 페달형 쓰레기통은 뚜껑이 열리는 각도나 낮은 높이 때문에 약간 허리를 숙여서 뚜껑 밑으로 쓰레기를 버려야 하기도 한다. 버터플라이는 높이도 높고 위로 뚜껑이 열리기에 쓰레기를 그냥 떨어트리기만 하면 된다. 뚜껑이 완전히 열리기도 전에 바로 버릴 수 있어 더 빠르고 편하게 버릴 수 있다. 작은 차이처럼 보이지만 생각보다 큰 사용 경험 차이를 만든다. 이런 차이가 모여 똑같은 쓰레기통이 있어도 버터플라이에 더 버리고 싶어진다.
4. 20년 이상 사용할 수 있게 설계되었다.
심플 휴먼의 제품들은 내구성이 좋은 걸로도 유명하다. 출시 전 150,000번의 페달 테스트를 거치는데 이는 20년간 매일 20번 이상 페달을 밟았을 때 견딜 수 있는 수준이다. 한 번 사서 10년 이상 쓸 수 있는 제품이라면 당장의 비싼 가격도 수긍할 수 있다.
맺으며
유려하고 세련된 형태, 좁은 폭으로 공간 활용도도 좋으며, 지문도 묻지 않는 알루미늄 재질로 아쉬운 점을 찾기 힘들다.
말돈 소금은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소금 중 하나다. 영국 Maldon(이하 말돈) 지역에서 1882년부터 만들어 왔다고 한다. 바닷물을 끓여 만든 자염으로 낮은 염도와 쓰지 않고 깔끔한 맛이 특징이다. 눈꽃을 닮은 비정형의 플레이크는 말돈의 상징이다. 형태만 봐도 말돈 소금인지 알 수 있다. 아삭한 식감을 더할 뿐 아니라, 소복하게 쌓인 말돈은 시각적 쾌감까지 준다. 어떤 음식에도 어울리지만 특히 육류와 궁합이 좋다. 진지하게 음식을 내는 업장에서 심심치 않게 말돈 소금을 발견할 수 있다. 그렇다고 엄청 비싸거나 구하기 힘든 것도 아니다. 약 5천 원대.
애플 워치 충전을 잘 깜빡하는 분들에게 추천하는 벨킨의 애플워치 보조배터리. 별도로 애플워치 충전 케이블이나 충전 독을 가지고 다니는 것도 번거롭긴 매한가지. 일체형 보조배터리에 폰 충전 케이블만 가지고 다니면 어딜 가도 마음이 편해진다. 적당한 크기와 무게로 휴대성이 좋고 무엇보다 보조배터리 중 가장 디자인 완성도가 높다고 생각. 아쉬운 건 비싼 가격과 용량, C타입이 아니라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