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뮤다의 창업자 테라오 겐은 선풍기의 본질인 바람을 만들어내는 것에 집중했다. 어떻게 하면 자연에서 불어오는 기분 좋은 바람을 재현할 수 있을지 고민했고, 이중구조 날개로 일반 선풍기보다 4배나 넓게 퍼져나가는 바람이 그 결과다. 과장된 표현이 아니다. 그린팬의 바람은 온화하다. 약하게 틀어놓고 낮잠을 자거나 책을 읽을 때면 부드럽게 감싸주는 바람에 기분까지 좋아진다. 푸른 잎이 우거진 나무 밑에서 볼과 이마로 바람을 맞으며 쉬는 느낌이다.
기분 좋은 바람은 시끄럽지도 않다. 조용히 바람으로만 존재를 알린다. 그린팬이 그렇다. 약하게 틀면 소리가 거의 나지 않는다. 한여름 밤, 잠을 청하기 위해 튼 선풍기 소리로 오히려 잠을 설칠 필요가 없다. 일을 하거나 공부할 때 집중을 깨지 않는다.
자연의 바람보다 그린팬이 나은 점은 원하는 각도로만 바람을 보낼 수 있다는 것이다. 헤드를 빠르게 움직여 각도를 설정해주면 그 범위 안에서만 회전한다. 작은 기능이지만 가장 유용한 조작 기능이다. 회전 각도를 조절하려고 선풍기를 옮길 일이 없다.
발뮤다 제품 중 최고를 뽑는다면 그린팬이라고 말한다. 몇 년째 사용하고 있지만 아쉬운 점을 찾기 힘들다. 아, 가격이 비싼 게 유일한 흠이다. 40~50만 원대.
시기스 요거트를 한국에서도 맛볼 수 있게 되었다. 시기스는 아이슬란드 요거트인 스키르(Skyr)로 그릭 요거트와 비슷하면서도 다르다. 스키르는 만들 때 치즈를 만들 때 사용하는 레닛이라는 효소를 넣어 만들어 치즈에 가깝다. 그래서 요거트와 꾸덕한 질감은 비슷할지 몰라도 우유도 2.5배는 더 많이 들어가 맛 자체도 조금 다르며 지방이 적고 단백질이 더 높은 편이다.
시기스를 한 입 떠먹으면 약간의 신맛과 섬세한 과일 맛으로 건강한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 현재는 마켓컬리에서만 구매할 수 있다. 마음 같아서는 한 박스 사다 놓고 아침 점심 저녁으로 먹고 싶지만, 미국보다 배는 비싼 가격과 현재 컬리에서도 물량 확보가 싶지 않아 구하기도 어렵다. 재입고 알림이 오기 전에 어떤 맛을 살 지 미리 고민해두길 추천한다. 고민하는 사이 품절이다.
미국의 요거트가 너무 달아서 만든 시기스
아이슬란드에서 태어난 시기 힐마르손(Siggi Hilmarsson)은 콜롬비아 대학의 MBA를 수료하기 위해 뉴욕으로 건너왔다. 미국의 음식에 들어간 설탕량에 놀란 힐마르손은 2004년에 그의 어머니의 레시피로 스키르를 만들기 시작했고, 2007년 홀푸드마켓에서 연락을 받고 비즈니스가 급성장한다. 홀푸드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요거트가 시기스라고 한다.
수준 높은 패키지
시기스는 패키지부터 귀엽다. 반짝거리는 비닐로 감싸진 다른 요거트들과 비교해보면 그 퀄리티 차이가 확연하다. 세밀하게 그려진 과일 일러스트와 종이 커버는 고급스러움을 더한다. 분리수거를 위해 플라스틱 케이스와 종이 커버를 쉽게 분리할 수 있게 한 것도 멋지다. 무엇보다 종이 커버 안쪽에 창업 스토리, 스키르가 무엇인지, 시기스에 얼마나 설탕이 적게 들어갔는지 설명해두어 소비자들의 브랜드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는 공간으로 활용했다. 잘했다.
여담으로, 시기스 패키지하면 떠오르는 게 작년까지 유명했던 ‘리틀리케’란 한국 요거트 브랜드가 패키지 표절 문제로 문을 닫은 사건이다. 위메프의 자회사인 인벤터스가 만든 브랜드로 누가 봐도 시기스 따라했네라고 얘기할 수 있는 수준이었다. 잘못했다.
하얀색 플라스틱 테이블 하면 떠오르는 브랜드인 라이프타임. 코스트코에 가면 볼 수 있는 그 브랜드다. 농구 골대를 만들며 시작한 라이프타임은 접이식 의자, 테이블, 창고, 놀이터 기구 등을 판매하고 있다. 라이프타임의 플라스틱은 튼튼하고 오래가서 그 소재 자체가 브랜드다. 괜히 이름을 Lifetime으로 지은 게 아니다.
라이프타임의 제품들을 모두 좋아하지만 그중 가장 좋아하는 제품을 고르라면, 높낮이 조절 접이식 테이블을 꼽고 싶다. 코스트코에서 보던 그 제품은 아니다. 제품명은 4-FOOT ADJUSTABLE TABLE(모델명: 4428 or 80317)로 상판은 120X60 정도 사이즈다. 3단으로 높낮이 조절이 가능한데 바닥에 앉기에는 높지만, 의자에 앉거나 서서 사용 가능하다. 무엇보다 반으로 접을 수 있어 보관이나 휴대하기 좋다. 자외선 코팅도 되어 변색되지 않는 하얀색 상판은 튼튼하고 때도 쉽게 지지 않아 어떤 일을 해도 좋다.
이 테이블은 정말 다용도로 사용할 수 있다. 일을 할 수 있는 작업대, 캠핑 테이블, 아이들 책상, 피크닉 테이블, 손님맞이 테이블 등 활용도가 무궁무진하다. 가격은 품질에 비해 저렴한 4~5만 원 대로 더 비싸도 샀을 것 같다.
참고
모델이 4428과 80317 두 개가 있다. 사진 속 제품은 80317이며, 영상 속 제품은 4428이다. 80317이 더 가볍고 낮고, 4428이 더 튼튼하고 높다. 상판의 형태와 다리 색이 조금 다르다. 입맛대로 사시는 걸 추천.
루미큐브의 박스 디자인이 거슬렸던 분들에게 루미큐브 퍼니백을 추천한다. 케이스만 바뀌었는데 게임 자체가 귀여워진다. 가만 보면 색색의 타일부터 정말 사랑스러운 게임. 별도의 휴대용 가방을 구비할 필요도 없고, 가방 자체도 꽤 귀여워서 집들이에 들고 가거나 캠핑 및 아웃도어 활동에 딱.
스트레스가 과한 날엔 좋아하는 아이스크림을 퍼먹는 것처럼 빠른 치료제도 없다. 미국 아이스크림 매출 1위 브랜드인 벤앤제리스는 찐한 단맛에 입안 가득 씹히는 초콜릿이나 쿠키로 미국이 절로 생각나는 맛이다. 밥숟가락으로 퍼서 입 안 가득 머금으면 즉각적인 행복을 가져다준다. 성장촉진 호르몬을 사용하지 않고 생산한 우유, 공정무역을 통해 소싱한 재료 등 생산 과정도 윤리적이다. 가까운 GS25, 쿠팡, 마켓컬리에서 구매 가능.
2020 인기 순위
벤앤제리스 측이 밝힌 2020년에 가장 잘 팔린 순위는 다음과 같다. 여기서 1위를 한 초콜릿 칩 쿠키 도우는 익명의 고객이 제안한 초콜릿 칩 쿠키 반죽을 넣는 아이디어에서 영감을 받아 탄생.
초콜렛 칩 쿠키 도우
초콜렛 퍼지 브라우니
청키몽키
체리 가르시아
바닐라
내셔널지오그래픽에 소개된 벤앤제리스
1978년 버몬트에서 창업한 벤앤제리스가 좀 더 궁금하다면 내셔널지오그래픽에서 다룬 영상도 추천.
벤앤제리스는 파타고니아처럼 사회적 문제에 대해 목소리를 높여온 것으로도 유명하다. 기후 변화, 인종 차별, 남녀평등, LGBTQ 권리에 대해서도 꾸준히 목소리를 내며 제품에도 이를 반영하고 있다. 반 트럼프 운동을 지원하기 위한 “Pecan Resist”, ‘Black Lives Matter’를 지지하기 위한 “Empower Mint” 등을 출시했다.
흥미로운 사실들
어벤저스 엔드게임에서 아이언 맨의 이름을 딴 “Stark Raving Hazelnuts”, 헐크의 이름을 딴 “Hunka Hulka Burning Fudge”가 벤앤제리스 제품으로 등장한다.
가격이 이렇게나 싼데 동그랗고 짧은 다리로 귀엽기까지 하다. 와인잔이지만 다른 음료에도 잘 어울린다. 위스키, 탄산음료, 아이스크림, 주스, 물 등 뭐든지 담아도 귀엽다. 데일리 와인을 마실 때, 야외에서 가볍게 사용할 때, 갑자기 많은 손님들이 집에 찾아올 때 가장 쉽게 꺼낼 수 있는 잔이다.
치즈를 갈면서 종종 손도 갈아낸다. 베일 것같이 뾰족한 날에도 잘 갈리지 않아 힘을 주다 불상사가 발생한다. 강판이 슬슬 무서워질 때쯤, 좀 더 안전한 제품을 찾다가 알게 된 것이 마이크로플레인 제스터다. 그 후로는 손을 간 적도 없을뿐더러 뭐든지 갈아낼 수 있다는 자신감까지 생겼다.
마이크로플레인은 원래 목공용 제품이었는데 사람들이 주방에서 사용하다 업종 전환한 경우다. 정말 큰 힘을 들이지 않아도 종이처럼 얇게 갈아낸다. 실낱같은 힘을 줘도 쓱쓱 갈아내니 쾌감까지 생긴다. 애를 쓰지 않으니 잘못해서 손이 날에 닿는 경우도 적다. 손이 날에 닿아도 신기하게 상처도 생기지 않는다. 단단하고 미끄러지지 않는 손잡이는 뭐든지 갈아낼 수 있다는 자신감을 준다.
강판은 마이크로플레인 하나면 된다. 치즈, 레몬, 마늘, 생강, 야채, 초콜릿, 향신료, 견과류 모두 다 갈아낼 수 있다. 특히 치즈를 갈 때 솜털 구름처럼 소복히 쌓여 마음까지 포근해진다. 실제로 외식업장에서 많이 사용하는 제품이며, 음식 유튜버들 영상만 봐도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다. 다른 제품을 고민할 시간에 어디서 최저가로 마음에 드는 컬러의 마이크로플레인을 살 수 있는지 찾아보는 것을 추천한다.
직장인들은 사무용 의자에서 하루를 보낸다. 침대보다 더 오랜 시간을 보내는 가구일지도 모르며, 목부터 허리를 거쳐 엉덩이까지 영향을 주지 않는 부분이 없을 정도로 우리 몸에 큰 영향을 준다. 그렇기에 의자는 건강하게 오랫동안 일하기 위해 가장 큰 투자를 해야 하는 제품이다.
전세계 사람들을 모아놓고 최고의 사무용 의자는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가장 많은 대답을 받을 의자는 아마 허먼밀러사의 에어론일 것이다. 1994년에 출시되어 28년간 판매되고 있으며, 2016년에 이미 7백만 대 이상 판매되었다. 매시 소재의 독특한 디자인과 하늘에 떠 있는 느낌의 편안함과 바른 자세를 유지해주는 기능으로 사무용 의자의 아이콘이 되었다.
에어론 체어는 어떻게 유명해지게 되었나
Enron Corporation의 파산으로 옥션에 나온 에어론 의자들, 2002
에어론 체어는 닷컴 버블을 통해 유명해졌다. 에어론은 90년대 실리콘 밸리에서 시작된 IT 붐과 맞물려 출시되며 곧 실리콘 밸리의 상징이 되었다. 비싼 가격이지만 독특한 디자인과 그 편안함은 컴퓨터 앞에 오래 앉아있는 엔지니어들의 장비 욕구를 충족시켰다. 그렇게 2000년대 닷컴 버블이 터지면서, 에어론은 “the Dot-Com Throne”이라는 별명도 얻는다. 인터넷에서 어떻게 돈을 벌지는 모르지만, 쿨한 사무실은 만들 줄 아는 회사를 비꼬는 의미다. 이런 모멘텀이 존재하기도 했지만, 에어론은 오랫동안 앉아도 편한 그 자체의 성능으로 다양한 업계의 회사들이 오피스 체어로 채택되었다. 국내에서는 네이버나 카카오 같은 IT 대기업이나 유수의 기업들이 사무용 책상으로 사용하며 알려졌다.
그들도 사용하는 에어론
페이스북 본사의 창업자 마크 주커버그 2015년에 the State of the Union Address를 준비하는 버락 오바마 – Amy Auscherman 외 2명, 『Herman Miller: A Way of Living』, Phaidon(2019)Eastern Conference finals에서 르브론 제임스 – Amy Auscherman 외 2명, 『Herman Miller: A Way of Living』, Phaidon(2019)류이치 사카모토의 뉴욕 작업실 NHK “Music for a Divided World(2017)”심슨 에피소드 “Thank God, It’s Doomsday”(2005)
다른 의자와 비교했을 때 가장 다른 점은 소재일 것이다. pellicle이라는 패브릭을 사용해 최적의 텐션으로 신체를 지지해준다. 가죽이나 일반 패브릭이 몸을 감싸주는 느낌이라면, 에어론은 마치 공중에 떠 있는듯한 느낌이다. 동일한 패턴처럼 보이지만 여덟 군데의 zone이 각각 다른 탄성도로 몸을 지지해주어 체중과 체온을 고르게 분산시킨다. 에어론은 오래 앉아 있어도 땀도 차지 않고, 엉덩이가 체중에 짓눌린 느낌이 없다.
텐션을 조절할 수 있는 허리 받침 역시 에어론을 특별하게 만든다. 요추와 엉치뼈를 동시에 지지해주는 받침은 마치 누가 손바닥을 슬며시 대어주고 있는 듯한 느낌이다. 그 덕분에 허리와 등을 좀 더 바르게 오랜 시간 유지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에어론 사용 영상 및 몸에 맞게 조절하는 법
요약하자면, 양발은 바닥에, 무릎은 90도, 팔꿈치도 90도, 엉덩이는 뒤로 넣고, 시선은 모니터와 수평이 되도록 앉도록 한다.
맺으며
에어론을 한 번 앉아보고 그 진가를 알아보기 힘들다. 매장에 가서 앉아보면 “그냥 좀 편한데 이게 150만 원이나 해?”라고 말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 의자의 진가는 일정 기간 사용해보다가 다른 의자에 앉아 작업해보면 알 수 있다. 신체에 누적되는 데미지의 정도가 다르다.
150만 원이 넘어가는 가격이 비싸게 느껴질 때도 있다. 하지만 책상에서 작업하는 시간이 하루에 가장 길며, 앞으로 30년은 더 일을 해야 할 것 같으면 또 그렇게 비싼 가격은 아니다.
최소 10년의 보증 기간이 있기에 직구보다는 공식 딜러를 통한 구매를 추천한다.
참고
Amy Auscherman 외 2명, 『Herman Miller: A Way of Living』, Phaidon(2019)